스틸 라이프
감독 우베르토 파졸리니 (2013 / 영국,이탈리아)
출연 에디 마산,조앤 프로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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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에 대한 스포있음

혼자 사는 것이 두렵거나 외롭진 않다. 다만 삶을 혼자 보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나 역시 가능한 동반자를 찾아, 서로가 서로의 삶 속에 녹아들며 그렇게 살고 싶다. 그 이유는 혼자 사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나는 결국 혼자 삶을 보내는 것은 두렵기 때문이다. 
유학생들은 아플 때가 가장 서럽다는데, 서러운 마음보다는 내가 아팠을 때 생기는 포기비용들이 먼저 생각났다. 알바를 아프다고 쉬게 되면 내가 빠진 만큼 누군가 나의 자리를 채워야하고, 때문에 벌 수 있을 돈도 못 벌고 등등... 유학은 내가 선택했기 때문에 아플 때 서럽다는 건 나와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서러웠다기 보다는 혼자라는 것이 슬퍼질 때는, 술 한 잔 가볍게 하고 싶은데 불러낼 친구가 없을 때였다. 그땐 '아- 한국에선 이랬는데-'라며 한국의 친구들을 그리워했지만, 정작 한국에 돌아와서도 마찬가지. '아- 일본에선 그랬는데-'라며 일본의 친구들을 그리워하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한 번 외국이든 나고 자란 곳을 떠나 사는 사람들은 완전히 풍족해 질 수 없는, 결국 언제나 반쪽 인간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다.
나는 외로운 것을 잘 느끼지 않는 타입이지만, 애정결핍인 부분도 있어, 외로움과 베스트프렌드를 하고 싶진 않다. 나도 누군가와 함께 하고 싶다. 정확하게 말하면 홀로, 외롭게 죽고 싶지 않다.



20대 후반이 되어서 비로소 '죽음'과 '끝이 있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서른이 되어 처음으로 친족과의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겪으며, 죽음은 결국 항상 내 곁에, 내가 사는 동안 같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일 분 일 초, 하루 하루의 시간을 보내며 나이가 들어가는 것도 결국, 탄생과 죽음이라는 긴 줄로 보면, 나이가 들며 살아간다는 것은 점점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니까.

한국은 매장문화에서 비싼 땅값으로 인해 화장문화로 급격히 바뀌고 있고, 외국과 같은 묘비명은 쓰지 않는 문화이지만, 만약 나의 무덤 앞에 묘비명을 쓴다면, 적어도 내 뼈가 갈려 담긴 항아리에 글씨를 새긴다면 어떻게 새길까......를 나는 종종 고민해보곤 한다. 그것이 어떤 삶을 살아갈까-와도 연관되는 것 같아서. 최근엔 "
한 평생, 잘 살다 간다"라고 쓰고 싶어진 것도 사실이다. 
할머니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사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부터 생각한 것인데, 할머니는 최근 2~30년 동안은 할머니의 친구, 지인을 먼저 보내고, 가족 외의 할머니의 삶 속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 없이, 혼자 살아오셨다. 할머니의 장례식장에 모이는 사람들도, 할머니와의 추억이나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아닌, 자식들의 친구, 지인인 것이다. 내 장례식장에는 누가 올까. 할머니처럼 오래 살 것 같진 않으니까 궁금해진다. (사실 나는 장례식에 음악을 틀고 싶어서 미리 살면서 리스트를 꼽아놓아둘까- 하는데, 부디 이루어지길 바란다.)
결국 장례식은, 떠나는 자와 남아 살아가는 자가 마지막으로 인사하는 자리인 것 같다. 혼자 쓸쓸히 배웅해주는 사람도 없이, 묻혀버리는 것은 외로울 것만 같다. 많은 사람이 남겨진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오는 것보다는 나의 소중한 사람들이 와줬으면 좋겠다.  

영화의 결말이 인상적이다. 비록 가는 길을 배웅해주는 사람은 없어도, 살면서 타인에게 베풀어 온 것들이 되돌아오듯, 많은 이들이 마중을 나온다. 죽음 이후 역시 여전히 삶의 연장선인 것 같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배웅을 받고, 소중한 사람들이 마중을 나와준다면-
그거야말로 정말 한 평생 잘 살다 간다-고 말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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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오퍼
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 (2013 / 이탈리아)
출연 제프리 러시,짐 스터게스,실비아 호에크스,도날드 서덜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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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3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음.

긴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오랜만의 영화.
이탈리아가, 세계가 사랑한 영화 <시네마 천국>의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과 <시네마 천국>속에서 세계를 울린 음악의 엔니오 모리꼬네. 

이 영화를 보는 도중에 생각했다. '감독... 엄청난 스토리텔러구나.'
스토리의 구성, 이끌어가는 능력은 듣는 사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영화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만든다.
감각적이고 차분한 화면, 전체적으로 안정적이고 묵직한 연출.
근데 왜 난 음악이 기억이 나질 않나요...ㅠㅜ

※이하 스포 있음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은 경험에서 나온다'
이것이 예술작품이든, 인간관계이든. 평생을 예술작품 감정에 바쳐온 최고의 감정사 '올드먼'은 예술작품 감정엔 누구보다도 많은 경험과 그로 얻은 예리한 감정능력을 갖고 있지만, 인간관계에서는 영 경험 없음. 수 십년을 함께 한 매니저가 결혼을 했는지 안 했는지도 관심이 없었고(30년 전에 했어요...), 타인과의 접촉이 싫어 늘 장갑을 끼고 다닌다. 이성을 만나본 적도, 연애를 해본 적도 없으며, 편법으로 모은 예술작품-여성의 초상화-들을 집에 숨기고 보면서 자신과 자신의 삶을 위로한다. 20년을 함께 한 편법 파트너 '빌리'는 올드먼에게 원한, 앙심 등이 있었던 듯 하다. 영화 속에서 두 번 정도 그에 대한 원망을 뱉는다. 올드먼이 자신의 작품을 평해줬다면 자신은 훌륭한 예술가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그런 이 영화의 기본적인 스토리 자체는 아주 오랫동안 올드먼과 가깝게 지내며, 그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빌리가 올드먼의 뒷통수를 치기 위한(스포) 치밀한 계획이긴 하다. 측근인 로버트, 로버트의 여자친구 사라, 집주인인 클레어, 집 관리인까지. 올드먼은 결국 빌리가 쳐놓은 거미줄에 걸린 거미와 같았다. 다만, 이 영화는 "스포는 거들 뿐".


'위조 작품 속에는 늘 진품의 면모가 감추어져있다'
올드먼은 작품 하나를 실수로 위작이라고 평가하고, 나중에 진품인데 실수로 팔았다고 말한다. 
클레어가 "내게 어떤 일이 생기든 당신을 사랑했던 나의 마음을 알아줘요~"뭐 이런 대사를 하는데, 그녀의 마음은 진심이었을까, 아니면 거짓이었을까. 올드먼은 그녀가 떠난 후에도 끊임없이 그녀와의 함께 몸을 섞었던 순간을 되뇌인다. 그녀는 그 순간에도 진심이었을까 거짓이었을까. 그리고 클레어가 뱉은 저 대사도 되뇌인다. 그 말이 진심이라면, 결국 올드먼에게 희망고문을 준 말 아닐까. 
'위조 작품 속에는 늘 진품의 면모가 감추어져 있다'는 대사(위조 작품을 그리는 작가들도, 결국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기 위해 그림 속에 무언가 표시를 해놓는다는 맥락에서 나온 대사이다)를 오히려 위조된 관계 속에서도 진실된 관계로 보이고 싶어하는 면모가 감추어져 있다... 라고 해석해도 되지 않을까. 클레어의 대사는 위조 작가가 자신의 모작 속에 표시해 놓은 작은 표식과도 같다. 하지만, 결국 그들의 관계는 가짜였는걸. 진품의 면모가 감추어져있다고 해도, 그것이 모작 작가에겐 자신만의 진품일진 몰라도, 세상은 그것을 진품이라 하지 않고 위작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인간관계에서도 그 관계의 본질에 종종 헷갈린다. 상대방과 나의 관계가 서로가 맞지 않을 때가 있지 않은가. 나는 진심으로 대했는데 상대방은 나를 그저 계산에 의해 관계를 갖고 있을 때. 나는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상대방은 나를 고객으로 보고 있을 때. 등등.
미술 감정처럼 인간간의 관계도 이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최고의 감정사도 감정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니. 나의 그림 선생님이 이런 말을 했다. 화실을 처음 했을 떄엔 오는 수강생들 한 명 한 명에게 기대도 하고, 정도 주지만, 3년이 지나니(현재 6년 쯤 되었다고 하신다) 더 이상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쉽게 기대도 하지 않고, 점점 심장이 딱딱해지는 것 같다고.

왜 진실하게 상대방을 대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상처받고, 점점 굳어야만 하는 건지. 

기력을 잃어버린 올드먼에게 관객이 감정 이입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우리도 살면서 서로가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 모순된 관계를 누구나 경험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보호시설에 들어간 그를 찾아오는 건, 오랫동안 그를 보좌한 매니저 뿐. 올드먼은 그의 30년동안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유부남이라는 것 조차도 관심이 없었는데. 아마 그에게 유일한 진실된 관계.

나는 모든 사람들을 진실되게 대하고 있는가. 아니 그렇지 않다. 누군가에게는 나도 거짓된 마음으로 대하고 있다. 그 사람이 이런 나때문에 상처받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보려 해도, 아니다, 내가 거짓된 마음으로 대하는 것은 내가 그 사람에게 이미 상처받았기 때문이다. 
아주 아주 치밀하게 올드먼의 뒷통수를 친 빌리에게도 뭐라 할 수 없는 것은, 그에게 사기를 친 것은 뭐 이건 범죄지만, 상처받은 마음에 더 이상 진실로 대할 수 없는 상대방에게 거짓된 마음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는 빌리의 마음도 이해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엔 그냥 관계를 끊는 것이 최선이다. 물론 빌리같은 뒷통수는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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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생 로랑
감독 자릴 레스페르 (2014 / 프랑스)
출연 피에르 니니,기욤 갈리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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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3

우선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이다.

이브 생 로랑의 동반자인 피에르 베르제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제작된 영화답게, 수 십 벌의 오리지널 의상도 사용되었다는 정보를 입수하였고, 역시나 의상들은 나는 패션에 문외한이지만, 진정한 예술작품은 유행과 상관없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패션쇼의 역사를 보여주는 듯한 장면들. 60~70년 당시의 패션쇼는 지금같은 축제 분위기(?)의 패션쇼라기 보단, 디자이너의 성과물을 평가받는 시간 같았다. 패션쇼의 재연, 그리고 영화 속의 패션쇼들이 역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변해가는가(물론 그 변화를 이브 생 로랑이 주도하기도 했지만-패션쇼에 음악이 쓰인 건 이브 생 로랑의 패션쇼가 최초란다)를 보는 것도 역사학도에겐 쏠쏠한 재미이다. 

패션도 패션이지만 배우들의 외모(!) 역시 눈호강. 주인공 이브 생 로랑 역을 맡은 피에르 니네이는 완전 똑같이 생겼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잘생긴 외모에, 천진난만한 순수함을 갖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한없이 연약하고 끝없는 섬세함이 느껴지는. 개인적으로 최고의 캐스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브 생 로랑의 뮤즈였던 것 같은(찾아보니 '디올'의 뮤즈이기도 했다) 빅투아르 두트렐로(
(Victoire Doutreleau)역의 샬롯 르 본이 참 예쁘다. 찾아보니 역시 실제 인물과 많이 닮았다. 
 
귀가 즐거운 것은 역시 OST. 구입하고 싶을 정도로 풍성한 재즈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프랑스어 또한 영화가 돋보이게 하는 장치 중 하나. 영어였다면 이런 분위기는 안 나왔을 것 같다. 미국 영어였다면 더더욱...

그러고보면, 프랑스와 프랑스 문화계의 패션과 이브 생 로랑에 대한 애정과 자존심이 느껴지는 영화이다.


이브 생 로랑의 생애를 다룬 작품이고, 영화는 동반자였던 피에르의 입장에서 그의 독백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때문에 '양쪽 말을 다 들어 볼' 수는 없었고, '피에르가 기억하는 이브 생 로랑'..에 대한 기억의 나열 정도 되는 것 같다. 

21세의 어린 나이에 디올의 수석디자이너가 되고, 젊은 시절 모두를 디자인에 바쳤다. 영화가 피에르 베르제의 증언에 많이 도움을 받았다는데, 영화 속에서의 이브는 또래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말을 한다. 평생 우울증에 시달리고, 영화 속의 그는 유리보다도 더 연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영화에 대한 평이 갈리는 이유 중 하나가 주인공이 지나치게 연약하다, 주인공의 난잡한 사생활을 보고 싶지 않다, 등이 있었다.

나는 예술을 하는 사람은 섬세'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신경질적'인 것과는 다르다.다만,  예술가가 일반 사람들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비슷하게 느낀다면, 아마 그들의 작품도 '그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을 만들어내든 어차피 그들 자신의 작품이겠지만, 세상을 풍요롭게 하고 그리고 세상을 이끌어 가는 것은 '예술'이기도 하니, 그 없는 길을 만들어가는 최전선의 그룹이 아닌, 만들어진 길 위를 밟을 뿐일테다. '창작의 고통'이라고 하지 않는가. 우리는 5~10장 짜리 레포트를 복사하기&붙여넣기 하는 것만도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한데,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에 자신의 영혼을 담아 만들어내는 이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감히 나같은 범인들은 상상도 못할 정도일테다.
물론 그 예민함과 종종 예민함에 동반되는 신경질을 받아줘야 하는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은 힘들겠지만. 이브 생 로랑은 어쩌면 운이 좋은 예술가이다. 자신의 예민함을 사랑으로, 넓은 마음으로 받아주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일단은) 지원하고 도와주는 이를 만났으니.

어쩌면 이 영화는 피에르 베르제가 평생의 사랑인 이브 생 로랑을 추억하고 두 사람의 이야기를 남기기 위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프랑스의 패션과 이브 생 로랑에 대한 애정과 자존심, 그리고 피에르 베르제의 평생의 동반자에 대한 사랑이 존재하는 영화이다. 
귀와 눈은 즐겁지만, 마음이 공허해지기도 하고. 
이브 생 로랑 본인에 의한 본인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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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감독 펠릭스 헤른그렌 (2013 / 스웨덴)
출연 로베르트 구스타프손,이바르 비크란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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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고 작지만 즐거운 판타지 영화. 깨알같은 개그도 있다.

64년생 배우가 분장으로 100세 노인을 연기하는데, 내 눈에 100세 알란은 80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말 100세가 어떤 주름을 갖고 있는지, 어떻게 움직이는지... 외형적으로 주인공은 100세가 아니다. 하긴 영화 자체가 판타지이니, 무슨 상관이 있겠냐마는. 

주인공의 삶 100년은 20세기 세계 현대사와 같다. 아마 세계 현대사를 알고 보면 그만큼 더 재미있을 수도.

100세 노인도 창문을 넘어 도망쳐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알 수 없지만 그래서 더 즐거운 삶으로 만드는데, 우리는 도대체 뭐가 무서워서 10대 때부터 벌벌 떠는 건지. 살 날이 많이 남아서 두려운 건가? 원작 소설은 훨씬 더 재밌단다 함 읽어보고 싶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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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오브 투모로우
감독 더그 라이만 (2014 / 미국)
출연 톰 크루즈,에밀리 블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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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DX 평이 워낙 좋아서 4DX로 트랜스포머 개봉 전날 관람!
뭐라 표현해야 할까! 4DX가 아닌 일반상영으로 보았다면 분!명!히! 이건 4DX로 볼 걸!이라며 후회했겠지. 하지만 4DX로 본 나는 말할 수 있다! 이건 그냥 3D 상영이나 일반상영으로 볼 걸!!!!!!!!
아니면 CGV일산이 원래 효과가 별로인 건가? 엉덩이와 등만 톡!톡! 하고 건드리기만 하다 끝났다
이걸 조조로 봐서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피눈물 흘릴 뻔 했다.


하루 하루가 리셋된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연출 역시 깔끔하고 재밌었고. 적절히 코믹하고.
다만, 인류를 그 구렁텅이로 빠트린 것이 외계생명체의 숙주인 오메가가 어디있어서 몰라서이고, 그 오메가는 어디있는지 몰랐을 뿐이지 수류탄 몇 방으로 사라질 존재야? 허허.
적이 숨바꼭질에만 능하지, 전투 능력은 제로에 가깝다 알파가 있기는 하지만 뭐.... 

원작은 일본 라이트 소설이라는데, 원작 소설엔 두 사람의 로맨스가 없단다. 그럼 그렇지 미쿡. 섹스씬은 못 넣으니 키스씬이라도 넣어줘야 미쿡 영화지. 
 
에밀리 블런트는 왜 일케 예뻐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선 그냥 그랬는데.... 머리색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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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오브 모나코
감독 올리비에 다한 (2013 / 미국,벨기에,프랑스,이탈리아)
출연 니콜 키드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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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6.18

모나코의 공주 그레이스이기도 하고, 그녀는 말그대로 모나코라는 나라의 Grace일 수도 있다. 모나코라는 아주 작은 나라에서 그레이스 켈리가 갖는 의미는 남다를테다. 

그녀의 남편인 레니에 3세 역을 맡은 팀 로스는, 좋아했던 미드 Lie to Me의 사람 표정만 봐도 거짓말인지 진짜인지 알아낼 수 있다던 주인공 아니던가! 

그녀와 그녀의 남편이 혼돈의 세상에서 자신들의 나라를 지켜나가는 동화같은 이야기이다. 그녀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고(그녀가 종종 거칠게 운전했다는 것만 등장시킨다), 딱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여배우와 한 나라의 왕비 사이에서의 갈등이 그려지고, 결국 여배우로서의 삶을 완전히 포기, 왕비로서 살아가기로 하고, 그녀가 모나코라는 나라를 위해 어떻게 활동했는지-를 니콜 키드먼을 통해 보여준다. 

멋진 풍경을 바랐지만 그런 건 없었고, 그냥 볼만한 영화 정도였다. 풍경의 경우엔 모나코의 전체 면적이 2㎢ 밖에 안 되니,덕양구보다도 작은 크기이니(고양시의 전체 크기가 267.31㎢이다) , 풍경이랄 것도 없을 것 같다.
뭔가 대단한 연출이나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없다. 애초에 모나코 왕실에서 꽤나 민감해 할텐데-라는 생각은 했는데, 그래서인지 꽤나 절제된 각본과 연출이었다. 니콜 키드먼의 연기는 꽤 좋았다. 처음엔 그레이스 켈리와 많이 달라 읭? 했지만, 나중엔 그레이스 켈리도 저러했겠구나- 하고 넘기게 되는 정도. 

딱히.. 기억에 남지 않아서 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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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간다
감독 김성훈 (2013 / 한국)
출연 이선균,조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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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6.18

영화는 사람 심장을 참 갖고 논다.
누구나 갖고 있을 공포심은, 갑자기 귀신이 튀어나온다거나,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하거나-가 아닌, '내가 실수로 누군가를 죽일지도 모른다'가 아닐까. 그 이후의 삶이 두려울테다. 벌을 받게 될 것이고, 지금까지의 모든 것과는 차단된 삶을 살게 될 것이고, 정말 '인생 한 순간에 훅 간다'는 걸 다들 알기 때문에, 이 영화에게 심장을 잡혀버리는 것 같다.

나는 종종 참 싫은 꿈을 꾼다. 워낙 기분이 나쁜 꿈이라 잘 말하지 않는 꿈이지만. 꿈 속에서 아주 가끔 사람을 죽인다. 내가 죽이는 게 아니라, 내가 죽였다는 설정..도 아니구나, 이미 내 손에 시체가 있는 설정에서 시작된다. 땅에도 묻어 보았고, 차 트렁크 안에도 숨겨보았고, 방 바닥을 뜯어내 그 밑에 숨겨도 보았다. 늘 나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굴리고, 그것이 들킬까봐 조마조마한다. 내가 죽인 게 아니고, 그저 내가 갖고 있기만 한 것일 뿐이고, 무엇보다도 실제가 아니라 꿈인데도 말이다. 꿈 속에서 나는 정말 미쳐버릴 것만 같다. 깨버리면 좋을텐데 왜 늘 깨지도 않고 그 상황을 겪고만 있는 것인지. 

나의 꿈(미래에 대한 희망 말고, 정말 수면상태에 나오는 그 꿈)이 영화가 되었다. 주인공 고건수가 느끼는 감정이 내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꿈에서 느꼈던 두려움들이 영화를 보면서 나를 감싼다. 나는 꿈을 통해 간접경험(?)하였기 때문에, 이 영화가 더 긴장감있게 느껴진 걸지도 모른다.

이선균 씨의 연기는 이제는 누구도 탐할 수 없는 '버럭과 욕의 왕좌'에 가려지지만, 감정 묘사도 잘한다고 생각한다. 근육도 같이 연기하는 걸 보면서-종종 그의 연기력의 한계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한 편의 영화를 긴장감 있게 끌고 갈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배우임에 틀림 없다는 생각을 했다. 
조진웅 씨 역시 빼놓을 수가 없다. 영화 <화이>에서 그 트럭 운전 가르쳐 준 아빠라니!! 배우의 한편으로는 여성적으로 느껴지는 짙은 쌍커풀이 그에게서 선도 악도 읽어낼 수 없게 만든다. 두 사람의 액션씬에서는 정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동시에 역시 배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했고.(물론 요즘 아무나 하고 있기는 하지만)

질질 끌지도 않고, 아주 단순한 이야기를 적절한 유머와 배우들의 연기 위에, 적절히 담백고 맛있는 연출로 버무려놓았다. 깐느 감독 주간 세션에 초청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대형 헐리우드 액션 영화들보다 훨씬, 긴장감 있고, 재밌었다. 큰 돈 들여서 다 부시고 난리치면서 느끼는 긴장감 보다, 역시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찌르는 것이 가장 큰 공포와 긴장을 부른다는 걸 보여준다.

마지막 순간까지 내 심장을 갖고 놀았다면 좋았을텐데. 마지막 씬에서 조금 더 긴장감을 놓치 않을 연출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결말을 바꾸란 얘기가 아니라-결말은 이 영화가 갖고 있는 유머적 흐름에서 보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결말 외의 더 좋은 결말이 있을 거란 생각은 안 함-, 카메라 워크를 바꾸거나 등의 연출)
이 영화의 유일한 단점은 '포스터'라고 생각한다. 그저 그런, 아주 전형적인 한국형 형사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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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감독 마이크 뉴웰 (1994 / 영국)
출연 휴 그랜트,앤디 맥도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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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6.16

20년전의, 젊은 휴그랜트가 나온다 와우.
이 영화의 주인공은 남자와 여자가 아니라 오직 남자 한 명 뿐이다. 

결혼을 두려워하는 남자주인공이 첫 눈에 반한 매력적인 여자.
남자주인공이 여자에게 반한 이유는 알 수 있지만(예쁘니까),
아무하고나 잠자리를 나눈다는 소문이 파다한 미국에서 온 이 여자는 정말 여러 남자들을 끌어들였고, 주인공과도 처음 만난 날 잠자리를 가졌다.(주인공이 32번째 정도인가 했던 것 같다)
그건 상관 없는데, 여자가 남자주인공에게 반한 이유는 알 수가 없다.
지인들의 경조사가 있을 때마다 만나 섹스를 나누고.

심지어 남자의 결혼식에 와서 자신은 이혼했다며 남자의 마음을 들쑤셔놓는다. 

이 여자에게 반하고, 그리고 그리워하는 남자의 마음은 묘사가 되지만, 이 여자의 남자에 대한 마음은 묘사가 되어있지 않다. 같이 웨딩드레스를 고르러 간 걸 보면 친구 이상, 애인 미만... 인 것 같고.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역시 남자주인공의 동생들. 

각본은 최근<노팅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 <러브액츄얼리>, 그리고 최근의 <어바웃 타임>을 쓴 리처드 커티스, 
이 작품이 아카데미 최우수 각본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다니. 게다가 당시 런던비평가협회, 영국아카데미 시상식 등에서 상을 받았다. 영국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에서 후 그랜트는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고. 

개그들도 내 취향이라 가볍게 즐길 수는 있지만, 다시 개봉한다면 같은 평가를 받을 순 없을 것이다. 세상은 많이 바뀌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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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하고도 싱글로 남는 법
감독 에릭 라티고 (2006 / 프랑스)
출연 알랭 샤바,샬롯 갱스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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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스타일 좋다. 부러워... 너무 마르긴 했지만, 그래도 스타일 좋은 걸...
키가 173이란다.. 그러니까 그런 핏이 나오지...ㅠㅜ 
패션도 멋있다. 계속 입고 나오는 코트는 발렌시아가 코트란다
네.......
샬롯 갱스부르와 '프렌치 시크'라는 말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다...
나도 결혼은 하고 싶다....-,.- 

재밌게 봤다, 중간 중간 웃기기도 하고ㅋ 
역시 미국영화보다는 유럽(특히 프랑스)영화가 잘 맞는 것 같기도 함...
마지막에 M5결성은 뿜었다ㅋ

알랭 샤바와 샬롯 갱스부르가 또 같이 나온, 결혼하고도 싱글로 남는 법 이전의 영화인 <수면의 과학>도 보고 싶다.

점점 프랑스에 대한 환상이 커져간다 
Posted by m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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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따뚜이
감독 브래드 버드 (2007 / 미국)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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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작품이 2007년 작품이라는 것에 놀라며, 그럼 지금 3D애니메이션의 수준은 어디까지 발전한 것인지 기대가 될 정도로 3D 기술 수준이 상당히 높다. 중간에 주인공 레미가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들어간 레스토랑에서 빵을 집는데, 그 빵의 질감 표현이 대단했다. 하수도를 허우적 댈 때 물의 표현도 대단했고.

뛰어난 기술은 물론이지만, 스토리 역시 무척 좋았다. 결말도 현실적이었다고 생각하고.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평을 많이 본 것 같은데, 나 역시 동감한다. 

OST도 무척이나 좋았다. 재즈풍의 배경 음악들은 마치 내가 파리의 레스토랑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을 주었다. 세느강변의 다리 밑 계단은 저번에 봤던 <파리의 미국인>에도 나오던 곳. 언젠가 파리에 가면, 세느강변을 따라 걸어봐야지. 솔직히 이곳이, 이 광경이 나의 생활과 삶 속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언젠가 프랑스 친구를 사귀게 된다면 라따뚜이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다. 물론 프랑스인이라고해서 모두 라따뚜이를 만들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말이다. 한국인인 나는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의 조리법을 묻는다면 나는 아무 것도 답해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역시 어디든 가기 전에 요리를 배워야 하나... 하하하. 배우지 못하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이 사교육의 폐해. 집에선 요리하기 힘들다는 점이 가장 크지만 말이다. 

말주변도 글솜씨도 없다는 게 영화 감상 쓰면서 여실히 드러나는구나..허허. 
Posted by m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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