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 하
감독 노아 바움바흐 (2012 / 미국)
출연 그레타 거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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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화를 두 번 이상 영화관에서 재관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며칠 전 <프란시스 하> 2차를 찍었다.



이 한 달 동안, 아주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이사 이야기가 나왔고, 수 많은 고민 끝에 궤도를 완전히 수정하였다.

골치였던 문제를 해결하고, 마음이 차분해진 상태에서 본 <프란시스 하>는 전에 봤을 때와 많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현재의 빵팔이 상황은 마치 모교에 기숙사 조교로 들어가 음료를 따르고 있는 프란시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뭐 하는 짓인지..'인 상황. 저번에 봤을 때엔 크게 다가오지 않았던 프란시스의 상황이었지만, 이번엔 유난히 크게 다가오더라. 


프란시스는 다시 뉴욕으로 돌아가 자신의 일을 찾았고, 원하던 동네에 집도 얻었다.

나는 그런 프란시스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늘 가지 않은 길에 호기심과 부러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원하는 삶은 이런 거였다. 밤 늦게까지 녹음실에 틀여 박혀 있다가 늦은 밤에 귀가.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맥주를 한 캔 마시며, 첫 해 월급을 모아 구입한 안마 의자(!)에 앉아 하루 일과를 정리하는 것. 이 삶이 먼지의 원소처럼 부서지고, 나는 내가 가지 않은 길을 동경하기 시작했다. 깔끔한 오피수룩을 입고 정시 출근 정시 퇴근하는 삶. 출퇴근 시간의 지옥철을 견디고, 이케부쿠로든 어디든 허브 등의 술집에 들러 한 잔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삶. 참 그 모양만 부러워 했던 것 같다. 무슨 일을 하는 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도 없으면서. 


어느 덧 다시 돌아가기엔 너무 많이 벌어져 다시 돌아갈 엄두 조차도 나지 않는다. 서른이 되어서야 남들처럼 직장에 취직하여 매달 꼬박 월급 받으며 생활하는 삶은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가지 않은 길이지만 애초에 내 앞에 선택지로 조차도 존재하지 않았던 삶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나는 데스크 업무는 하지 않겠어'라고 생각한 것이 평생 나를 그길로 인도하였다. 정말 삶은 생각하고 마음 먹은대로 간다더니.

그래도 부러운 건 어쩔 수 없다. 나는 여전히 '보통'과 '평범'을 부러워한다. 같은 길을 가는 사람 없이, 홀로 외로운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가끔 고개가 절로 떨궈질 만큼의 절망감으로 다가와 나를 괴롭힌다. 대개는 보통과 평범이라는 단어가 부재한 삶에 조금 으쓱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보통으로, 남들 하는 것 만큼, 평범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꺠닫기 시작하면서, 도대체 나는 어디서부터 이렇게 틀어졌는가- 생각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나는 프란시스와 다른 길을 간다. '가장 보통의 뉴욕에서 만나는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포스터 속의 소개글처럼, 프란시스 삶은 모두의 삶일 것이다-나를 제외한.


나는 어떤 삶을 살까.
갑자기 방향이 바뀐 삶을 균형 잡으며 살아갈 수 있을까. 
호주에서 보내는 6~7개월, 대만에서 보내는 6~7개월, 독일에서 보내는 1년으로,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갈까.
모두가 원하는 안정감은 커녕, 약간의 불안과 기대감에서 오는 두근거림만이 내 안에 있다.
서른, 만 스물 아홉. 여전히 발이 멈추지 않는다.



キミの夢が叶うのは
誰かのおかげじゃないぜ
風の強い日を選んで
走って来た

飛べなくても不安じゃない
地面は続いてるんだ
好きな場所へ行こう
キミなら それが出来る
- the pillows 「funny bunny」

Posted by m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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