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긴 어게인(Begin Again, Can a Song Save Your Life?, 2013)
가끔보는영화 2014. 8. 30. 14: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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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 포함
이거슨 존 카니 감독의 전작 <원스>처럼 두 주인공들의 로맨스가 들어간 것도 아니고.(스포려나?)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쫓겨난 남주인공과 오랜 시간 함께 꿈을 나누어 온 남친이 바람나버려 버림 받은 여주인공이 우연히 만나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 그들의 사랑을 다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서로가 원하고 바라는 '일'을 다시 시작.
이 영화의 최고의 명장면은 역시 자신의 음반 회사에서 짤린 음악 프로듀서 댄이 우연히 전철에서 내렸는데 우연히 그 다음 차가 연착되어 우연히 역 밖으로 나가 우연히 들어간 바에서, 우연히 딱 마침 그때 친구의 권유를 끝내 거절하지 못하고 무대에 올라가 노래(A Step You Can't Take Back)를 부르는 그레타가 노래 부르는 것을, 술에 취한 채로 들으며 어레인지를 새로 입혀가던 장면. 그 장면은- 내가 한때(!) 꿈꾸기만 했던 일이었다.
댄이 그레타에게 앨범에 '뉴욕을 담자'며 뉴욕 곳곳에서 야외 녹음을 하며 그 소음 조차도 함께 담자고 제안했을 때, 나는 머리 뒷통수를 세게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아. 정말 간절해서 부딛히려면 저렇게 하는 방법도 있는데. 나도 저런... 걸 하고 싶었다. 음악을 바다 삼아 헤엄치고 싶었다...(읭?)는 표현은 좀 웃기지만, 정말 그 속에서 푹 빠져서 다 내던지고 몰두하고 싶었고, 무엇보다도 정말 끝내주게 멋진 음악이 만들어지는 그 순간을 함께 하고, 그 음악의 탄생에 기여한 1인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내겐 또 다른 음악영화라기 보단 나의 '판타지'에 가깝게 다가온다. 이젠 손에 닿지도 않을 이미 오래 전의 이야기. 나는 다른 걸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지 3년이다. 드디어 그 '때'가 온 것 같아 이제야 마음이 좀 놓인다.
스토리는 조금 늘어지는 듯한 느낌도 있고, 빤하기도 하지만, 난 그냥 그저 좋더라.
많은 곡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 곡은 역시 A Step You Can't Take Back.
아, 둘이 눈 안 맞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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