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16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
감독 구스타보 타레토 (2011 / 아르헨티나,독일,스페인)
출연 하비에르 드로라스,피욜라 로페즈 드 아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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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에 쓴 거 긁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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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로마위드러브'나 '미드나잇 인 파리', 혹은 '러브엑츄얼리'나 '세린디피티' 등의 로맨틱한 사랑 영화가 연상되지만 그쪽 과(?)는 아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가 로맨틱한 장소로 나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현대의 무분별한 건축과 개발의 피해지로서 타인과 접촉이 사라지는 외로운 사람들의 장소라고 주인공은 말한다 
원제의 뜻은 측벽sidewall이란다 영화 속에서 남주인공인가 여주인공(아마 여주)이 건물에서 가장 필요없는 것이 측벽이라고 말하는 나레이션이 있다 그리고 영화 후반 부에 두 주인공 모두 업자를 불러 건물 벽을 허물어 각자의 방에 창문을 만든다

영화 초반의 도시의 장면들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진을 찍는다는 독일의 사진작가 안드레아스 구르스키의 작품들이 연상될 정도로 건조하다 영화 속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라는 도시가 갖는 의미는 로맨스가 벌어지는 로맨틱한 곳이 아닌,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회색도시의 건조함 인것 같다(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우디 앨런의 세계 유명 도시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시리즈에 편승하려는 국내 배급사의 작명센스인 듯 하다)

하지만 그러한 삭막한 도시에서도 사람들은 외로워하고, 누군가 만나기를 바라고, 만나고, 마음을 나누어 간다ㅡ가 이 영화에서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삭막하기만 한 빛도 안 들어오던 원룸에 창문을 내어 방을 환하게 비추듯, 주인공들의 외롭고 쓸쓸하던 삶에도 빛이 들어온다
헐리웃 식의 판타지가 아닌 일상을 보여준다

끝나고 나오는데 누군가가 동행인에게 그러더라
"이 영화 다 보면 되게 우울해진대ㅡ 내 처지가 비참해서"
이 말이 이해가 가는 게 싫다 젠장ㅋㅋ

난 스토리도 마음에 들었지만, 영상이 참 마음에 든다 
끊임없이 보여주는 도시 건물들의 장면들은, 마치 유럽이나 남미 출신의 사진 작가의 도시 사진 화보집을 보는 듯 하다 감독이 CF감독 출신이라더니, 영상과 내용에서 자신의 센스를 한 껏 발휘한다
Posted by m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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