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보는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 2010)

mosa. 2014. 3. 23. 02:26

2014/03/10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감독 라이언 머피 (2010 / 미국)
출연 줄리아 로버츠,하비에르 바르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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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작품 <Eat, Pray, Love>를 영화화한 작품.

 

주인공 리즈는 자신의 현재의 삶이 정말 자신이 원하는,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삶인가-에 대해 회의를 갖는다

자신도 모르게 남편에게 맞춰 살던 결혼 생활. 

결국 그녀는 남편과 이혼을 하고, 이탈리아의 로마, 인도의 아쉬람을 거쳐,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발리로 간다

로마에서는 Eat, 인도에서는 Pray, 그리고 발리에서는 Love. 리즈는 마음과 육체와 영혼의 치유를 위해 떠난다

 

돈 많은 여자의 이기적인 투정으로 보일 수도있겠지만, 사람은 각자의 상황이 있고, 각자 다른 기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오직 자신의 기준으로 타인을 판단하여 비난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영화에서는 인간이 삶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이 쏟아져나온다

행복, 즐거움, 편안함, 두려움, 외로움, 불안함, 괴로움 등등. 



 보면서 내내 나에게 주는 응원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환경에 자신을 던져, 전혀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있고 싶어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지 않지만, 나는 그 마음을 알 것 같았다


근데 그녀는 정말 이기적인 것일까?

자신만의 평안과 행복을 위해 가정을 버리고, 떠나버리는 것이 정말 겉멋만 든 무책임한 행동이라 욕먹을 짓일까.


나가기 전에도, 돌아오기 전에도, 내 삶에서 한국 생활이 가장 힘든 것은, '모든 것의 평준화'였다 

생각하는 것도 같아야 하며, 하는 행동도 같아야 하고, 삶도 규격에 맞아야만 한다


10대엔 대학 진학을 위한 공부를 하고,

20대엔 취업을 위한 공부를 하고, 취업을 하여 결혼을 위한 돈을 벌고,

30대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양육을 위해 돈을 벌고, 아이를 키우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살고 있고, 그리고 동시에 이에서 벗어난 사람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기도 한다

 

물론 분명히 일반적인 궤도가 있지만,

그 궤도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것일지, 벗어날 수 없는 것인지, 벗어나기 싫은 것인지, 분명 각자 다를텐데 말이다

이러나 저러나 평범한 삶을 당연하게 살아온 사람들도 있을테고,

나처럼 이리 저리 삐뚤빼뚤 답없이 살아온 사람들도 있을테다



무엇이 내게 가장 좋은 것인지.

타인을 위해 참고 희생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희생하지 않는 자들을 매도하는 것은 누구의 행복을 위한 것들인지.

누구도 내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나는 평일 내내 일하고 주말에 집에서 퍼질러 뒹구는 삶을 원하지 않는다(영화 속에선 미국인들의 삶이라고 나오는데, 한국인도 마찬가지)

이것이 나쁘다는 것도 아니며, 나 역시 그렇게 살았지만, 

나는 내 삶이 5일동안 몸과 마음이 힘들고 2일동안 휴식을 취하는 것보단,

골고루 나뉘었으면 좋겠다 그날 얻은 정신적 육체적 피로는 그날 바로 풀고.

이곳은 사회적으로 그러한 분위기가 아니긴 하지만.



나의 침대 밑에 감춰 놓은 박스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아이를 절실히 원하던 리즈의 친구는 아이 옷이 들어있었고, 리즈의 박스에는 여행 자료들이 들어있었다

나는 여전히 내 마음 속에 있는 그 박스를 숨겨놓지 않고, 매일 꺼내 열어본다

비록 안에 들어있는 것들은 잡다하지만, 결코 그 박스에 먼지가 쌓이게 냅두고 싶지는 않다


나도 내가 진짜로 원하는 나를 살고 싶다

그런 나는 이기적인 것일까? 

부정하지 않겠지만, 비난받을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이제 정신 차리고 취업하고 결혼해야 한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듣는다

자신들의 삶을 왜 내게 강요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것이 온전히 정답이라고 생각한다면 본인들이 그렇게 살면 될 것을.

며칠 전 고등학교 친구들과 만났다 

결혼한 한 친구는 내게 나를 위해서라도 직업을 갖고 일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일을 해야지 가정 내의 지위도 확보가 되고, 노후도 대비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나 자신의 삶을 위해서도 무엇을 됐든 일을 하는 것이 좋다고.

나는 의외로 그 말에 동의했고, 일의 목적을 타인을 위해서가 아닌 '내 자신'에 맞춰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아무튼, 보는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영화지만, 내겐 좋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