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소나타(トウキョウソナタ, Tokyo Sonata,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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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해지는 영화다.
서로에 대한 이해 없이 아슬아슬하게 모양만 유지되던,
해체 위기의 가족구성원들이
각자 낯선 곳에서 하룻 밤을 보내고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조금은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정리해고를 당해 살 길은 막막하고, 현실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남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부인,
자유인&평화인인 첫째 아들,
피아노에 관심과 재능이 있는, 집과 권위적인 아버지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막내 아들,
남편은 화장실 청소로 근무 중 1백만엔 정도로 보이는 돈뭉치를 발견하여,
들고 불안한 마음에 도망가던 도중, 부인과 우연히 만나고,
하루 종일 정신없이 뛰다가 사고를 당하게 된다
부인은 집에 든 강도와 함께 훔친 차를 타고 목적지 없이 가다가 우연히 들른 쇼핑몰에서
남편과 만나고, 강도와 함께 바닷가로 죽기 위해 가지만,
죽으려던 그녀는 눈을 뜨니 살아있었고, 강도는 혼자 죽어버렸다
첫째 아들은 가족과 마찰이 있었음에도, 미군이 되어 중동 분쟁 지역으로 파병나가게 된다
막내 아들은 피아노에 반대하던 아버지의 눈을 피해 급식비를 몰래 피아노 레슨비로 사용하다가 발각,
아버지의 강한 반대로 불신을 갖게 된다
그러던 중 길을 걷다 우연히 가출 중인 친구를 만났고, 도망가다가 친구는 아버지에게 붙잡히고,
그 영향 때문인지 자신도 떠나고 싶었는지 고속버스 수하물 칸에 무임승차 하려다가 또 발각,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초등학교 6학년의 나이에 기소되고 구치소에서 밤을 보내다가 풀려나게 된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라는 각자의 질문에,
그들은 스스로 답을 찾기 시작했다
남편은 내키지 않았던 청소일도 열심히 하게 되었고,
부인은 아마 전처럼 무기력하진 않은 것 같고,
첫째 아들은 자신이 정의라 생각했던 것이 꼭 정의는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고,
파병이 중단되어 군복무 종료 후, 세상을 배우고자 외국에 남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막내 아들은 아빠와 엄마의 지원 속에서 음악 중학교의 입시를 치루게 된다
서로를 믿지 않고, 공유하지도 않고, 알리지도 않고,
껍질만 존재하고 알맹이는 없이, 서로 속이기만 하고 있던 이들은,
결국 서로가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밖에 없는 대체불가능의 존재인
'가족'이라는 것을 알게 된 듯 싶다
마지막 아들의 연주는, 아들 개인의 노력이 아닌 가족 모두의 믿음과 지원의 결과물일테다
도중에 남편은 우연히 같은 처지(정리해고)인 고교동창을 만나게 된다
함께 실직자 생활의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친구는 자살을 택한다(본인은 자살, 부인은 어쩌다 같이 죽게 됨)
같은 처지였음에도 누군가는 자살을, 누군가는 끈질기게 살아남아 살아가는 것을 택했다
삶을 바꾸는 열쇠는 자신의 마음가짐 뿐일지도.
삶이라는 배가 가는 곳은, 키를 놓지 않고 잡고 있는 나 자신의 마음이 향하는 곳이리라.
마지막 음악중학교 입시 오디션 장면.
실제로 연주한 건
둘째 아들 켄지를 연기한 95년생 이노와키 카이井之脇海와 같은
95년생의 타카오 소우노스케高尾奏之介이다(실제 나이도 극중 나이와 같은 초6이었다고 한다)
촬영이 진행되던 2007년 8월은, 당시에 전일본학생음악콩쿨이 겹쳤었다고 하는데,
(타카오 소우노스케의 블로그 http://yaplog.jp/piacom1/archive/10)
결국 콩쿨에서 심사위원 최고득점으로 전국 1등을 했다고 한다
근데 초등학교 6학년이 이런 연주를 하다니... 나는 성인 연주를 입힌 줄 알았다ㅋㅋ
이런 애들이 천재구나.....-.- 싶네.(만화 <피아노의 숲>이 생각난다)
근데 카가와 테루유키 씨....(오오와다 전무ㅋㅋㅋ)
엄청난 사람이었네...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본인도 카부키의 명문 이치카와 문중, 어머니는 타카라즈카 톱 출신,
이 아저씨는 동경대 문학부 졸업. 그리고 배우로서의 엄청난 수상 경력.
완전한 성골 출신이네.